▶강좌자료 :: 강좌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단테의 신곡 읽기 1강 후기

방미경 2017.10.24 21:02 조회 수 : 196

수유너머104에 처음 참여하는 새내기로서 첫 수업의 후기를 올립니다.

다른 강좌의 후기를 읽어보니 거의 논문 수준이어서 상당히 의기소침해졌지만 그래도 저 나름대로의 감동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선 저는 아주 오랜만에  학생으로 교실에 앉아 강의를 듣는 일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만 접했던 강대진 선생님께 직접 <신곡>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기뻤습니다.

강좌의 첫 시간에 우리는 벌써 중요한 두 개의 주제와 맞닥뜨린 것 같습니다. 첫째, 저승을 체험해야만 삶에 대한 온전한 인식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이 <신곡>의 토대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 죽음의 체험을 단테가 희극이라고 하는 연극적 구성을 통해 구현했다는 것도 새삼 놀라운 발견입니다. 관객이 아닌 배우로서, 가상의 인물 안으로 들어가 그 인물을 살아내는 체험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그 어떤 철학적 담론보다 직접적인 체험의 진술이자 우리를 그 무대 내부로 끌어들이는 예술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연옥의 마지막 층에서 죄를 모두 씻은 후 단테가 지상 낙원으로 들어가는 지점입니다. 오만-질시-분노-태만-탐욕-식탐-애욕의 죄를 씻는 일곱 층의 과정도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지옥에서 빠져나오고도 그 일곱 층을 지나는 일이 남아 있다니...  나라면 베르길리우스와 영원히 연옥을 떠돌겠구나... 그런 생각들이 오고갑니다. 그렇게 심란해 하고 있는데 다시 선생님의 어떤 말이 둔기처럼 가슴을 칩니다. 그 마지막 층은 내 마음이 움직일 때 끝나는 것이라는 말. 세상에... 연옥의 끝도 내 마음에 달려 있었던 거로군요. 14세기의 단테 속에 이미 현대의 수많은 치유 담론들의 단초가 들어 있었네요. 앞으로 차분히, 열심히 <신곡>을 읽어나가면서 생각을 잘 모아보고 싶습니다.

내일이면 두번째 강의네요. 기대되고 설렙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6 [다나 해러웨이, 곤란함과 함께 후기] 질문하신 것들에 대하여 [2] compost 2018.01.05 171
265 단테신곡 4강후기 [1] 여니 2017.11.16 242
264 단테의 신곡 읽기 3강 후기 felix 2017.11.02 140
263 단테 신곡 읽기 2강 후기 김우일 2017.10.29 201
» 단테의 신곡 읽기 1강 후기 방미경 2017.10.24 196
261 [위안부] 5강 후기 '불량 병사'와 제국(2) [1] 김요섭 2017.08.30 201
260 [위안부] 5강 후기 '불량 병사'와 제국(1) 김요섭 2017.08.30 23608
259 <영화 워크샵> 마지막 시간 후기 [2] 진규 2017.08.18 225
258 제5강윤리-전사와일상을공부하며 민들레 2017.08.15 130
257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5강 후기 고구마 2017.08.14 218
256 [영화워크샵] 5주차 후기 김시아 2017.08.09 158
255 (루쉰4강 후기) [1] 조지아 2017.08.08 143
254 논어 5강 : 술이편 遊, 자신의 지키는 능력 후기 소네마리 2017.08.07 153
253 [예술이론의 이데올로기] 3강(7/28) 후기 file 살림 2017.08.03 191
252 [영화 워크샵] 4주차 후기 [1] file 현진 2017.08.03 206
251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질문들 4강 후기 (2) [2] 로라 2017.08.02 146
250 논어4강 후기: 인(仁) 그 불가능성에 대해 [2] 이현정 2017.08.01 185
249 <루쉰에게 다가가는 6개의 단어> 3강 "따름"만 있을 뿐 -절망의 저편 후기 [1] 홍리 2017.08.01 127
248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4강 후기 [2] 3cong 2017.07.31 136
247 [위안부 문제에 던지는 '다른' 질문들] 3강 후기 [3] wings240 2017.07.30 15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