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If I Could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으리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내가 만일 한 생명의 아픔을 덜어주고,
한 사람의 괴로움을 달래줄 수 있다면,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그리고 힘을 다해 할딱이는 로빈새 한 마리를
보금자리에 다시 올려 줄 수 있다면,
나의 삶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
Or help one fainting robin
Unto his nest,
I shall not live in vain.
오래전 한 친구가 내게 준 편지에 커다란 글씨로 씌어진,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없다면, 나의 삶은 헛되다.” 라고 내면화 되었던 시.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너의 삶은 헛되다!” 라고 비방하던, 벼려진 소리에 종종 손을 베었다.
351(p262) “선한 인간”,또는 미덕을 갖춘 반신불수.
358(p268) 이상적인 노예(“선한 인간”). 자기 자신을 하나의 “목적”으로 여기지 못하는 자,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목표도 부여하지 못하는 자는
본능적으로 이타심의 도덕을 소중히 여기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이, 이를테면 그의 신중과 경험, 허영심이 그로 하여금 그런 도덕에 집착하도록 강요한다.
신앙마저도 자기 부정의 한 형식이다.
반신불수...몸의 반대쪽을 움직여 보았다. 잘 움직인다. 다행히 몸은 매우 건강하다!
136(p114)
...종교적인 인간의 미숙한 심리...의 결과, 인간은 강력하고 놀랄 만한 감정을 절대로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려 하지 않았다.
인간은 언제나 그런 기분을 “수동적으로”,
“외부에서 자신에게 강요된 것으로” 인식했다. 종교는 인격의 실체에 관한 회의의 파생물이고, 인격의 한 변형이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위대하고 강력한 모든 것이 초인간적이고 낯선 것으로 여겨지는 한, 인간은 스스로를 경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두 가지 측면을, 매우 측은하고 허약한 측면과 매우 강하고 놀라운 측면을 두 개의 영역으로 분리시킨 다음에
한 영역을 “인간”이라고 부르고 다른 하나를 “신”이라고 불렀다.
훌륭한 것은 항상 외부에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오랫동안 소중히 여겼던 "최고의 가치들"이 너무 많이 변해버린 친구의 모습 같다.
과거로 사라진 친구를 다시 찾아올 방법을, 나는 아직 모른다.
에덴동산은 신이 생겨나기 이전부터 있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태어나 자신의 몸을 공작새의 깃털처럼 펼치고, 즐기고, 두려워하고...
유일한 현실인 이곳을 다양한 사건으로 가득 채웠다.
신은 이곳에 무단 침입하여 “영원한 삶”이라는 질병으로 죽음을 오염시켰다.
이때부터 인간은 반쪽짜리 삶을 “영원”에 바쳤다.
마침내 인간은 영원한 두려움을 얻게 되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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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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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햇님, 감사해요! 힘 나네요 ^^
늘 말 문 열어주시는 것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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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36) 종교는 인격의 실체에 관한 회의의 파생물이고, 인격의 한 변형이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위대하고 강력한 모든 것이 초인간적이고 낯선 것으로 여겨지는 한, 인간은 스스로를 경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두 가지 측면을, 매우 측은하고 허약한 측면과 매우 강하고 놀라운 측면을 두 개의 영역으로 분리시킨 다음에 한 영역을 “인간”이라고 부르고 다른 하나를 “신”이라고 불렀다.
(#336) 도덕적 이상은 온갖 고뇌의 피안이고 축복의 수단이라고 간주되었다. 점점 커지는 열정으로 인간이 끌어안은 것은 뜬구름에 지나지 않았으며, 최종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절망과 무능을 '신'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인간의 강하고 놀라운 측면(신)과 측은하고 허약한 측면(인간)의 분리'라는 종교의 기원은 어쩌면 단순한 힘의 차이에서 출발했겠지요. 그러나 인간이 비현실적 열정으로 불가능한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면서, 신은 인간의 절망과 무능의 또다른 이름이 된 거지요. 두개의 아포리즘을 연결하니,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는군요!!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ㅎㅎ
2.
[에덴동산은 신이 생겨나기 이전부터 있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태어나 자신의 몸을 공작새의 깃털처럼 펼치고, 즐기고, 두려워하고... 유일한 현실인 이곳을 다양한 사건으로 가득 채웠다. 신은 이곳에 무단 침입하여 “영원한 삶”이라는 질병으로 죽음을 오염시켰다. 이때부터 인간은 반쪽짜리 삶을 “영원”에 바쳤다. 마침내 인간은 영원한 두려움을 얻게 되었다.]니체의 문체를 패러디한 시적인 후기입니다. 참 니체의 문체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기 보다, 시적이고 우화적이지요. ㅎㅎ [p289_#391. '더욱 도덕적 존재가 되는 것'과 '인간유형의 향상' 사이에는 모순이 있다. 자연적인 인간, 그것은 곧 '힘에의 의지'이다.] 자연적 인간의 세계에 무단침입한 것은 신이고, 그로부터 인간은 죄와 두려움, 그리고 양심의 가책을 알게 된 거지요.
3.우리는 함께 모여, 그러나 각자의 방식대로 [권력의지]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 수 만큼의 니체에 대한 의미와 해석이 있을 것입니다. 매번 니체세미나를 열고 있는 저로서는 이번 시즌에서 '얼마나 무모한 니체해석이 시도되고, 그래서 얼마나 특이한 니체해석이 생성될 것인가?'를 흥미있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결국 이 다양한 의미와 해석이 각자의 삶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으면 최고로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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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오라클님, 풍부한 의미를 생성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의 패러디가 즐거운 놀이가 되고 다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는 것을 보니,이 즐거운 놀이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와, 다비님! 후기가 아니라 한 편의 멋진 시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헛되지 않으리" 이 표현 정말 좋네요!
그리고, 신이 영원한 삶이라는 질병으로 죽음을 오염시켰다는 표현도 정말 공감되고 인상적인 표현이에요.
강렬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