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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논어를 읽자] 논어 원문 강독 세미나 입니다. 지금 학이편을 읽고 있고요...

일요일 오전 11시에 합니다.

중간에 참여도 가능합니다.  일요일 아침을 논어와 함께 하고 싶으신 분들은 참여하세요.


내일 읽을 곳은 학이11장 子曰 父在 觀其志 父沒 觀其行 三年 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부터 읽습니다.

내일은 학이를 다 끝낼 수 있을까요? ㅎㅎ

아마도 조금 무리지 싶습니다.

천천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해 봅시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 나눈 증자의 신종추원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曾子曰 愼終追遠 民德 歸厚矣

증자가 말하기를 (군주가) 조상의 상을 정성을 다해 치르고 정성을 다해 제사를 모시면 백성의 마음이 후하게 된다.

 

증자는 공자보다 40여세가 어른 제자로 논어에 어록이 많이 남아 있는 제자입니다.

또한 효의 아이콘이기도 하죠.

 여기서도 군주가 愼終追遠, 즉 조상의 과 제사를 잘 모셔야 백성이 감화를 받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愼終追遠 앞에 君子能行이 생략되어 있다고 봅니다.)

참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고 유가가 가장 비판 받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군주가 愼終追遠 한다고 내 부모도 아닌데 백성이 감화 받을게 뭐 그리 있을까요?

그래서 증자가 말하는 신종추원愼終追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군주가 행하는 과 제사는 푸코가 지적했듯이 전형적인 스펙터클한 의례이지요.

자신이 권력자임을 과시하고,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의례를

통해서입니다. 군주가 치르는 은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군주 자신에게로 권력이 왔음을 공표하는 것이고,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는 현재의 권력에 대한 정통성을 드러내는 것이죠.

그래서 상과 제사는 새로운 권력의 등장과 그 정당성을 공표하는 통치행위이기도 하죠.

 

그런데 증자는 民德 歸厚라고 합니다. 여기서 덕은 마음이라고 생각해도 되는데 백성들의 마음이 후하게 된다는 것이죠.

민심이 돌아온다는 의미입니다.

그게 좀 이상합니다. 통치자가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의례를 통해서 드러낸다면

백성은 그 권력 앞에 움츠러들고 벌벌 떠는 것이지 민심이 돌아온다는 것은 좀 오버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民德 歸厚가 아니라 能治 庶民이라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증자가 말하는 과 제사는 권력과 결부된 의례이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군주는 군주이기 이전에 한 아비의 자식이고 조상의 자손입니다.

만인지상의 군주가 자신을 유일하게 낮추어야 하는 의례가 바로 과 제사이지요.

또한 군주 아비의 죽음과 그 대단한 조상들의 제사는 권력의 무상(無常)함을 드러냅니다.

 

공자의 말씀을 증자가 조술했다는 대학에는 이런 구절이 있죠.

詩云 殷之未喪師 克配上帝 儀監于殷 峻命不易 道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

시에서 말하기를 은나라가 민심을 잃지 않았을 때에는 상제와 짝할 수 있었다.

은나라의 멸망을 거울로 삼아라. 천명은 지키기가 쉽지 않는니...

백성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

 

이 시는 시경 문왕편에 있는 것으로 후대의 왕들이 문왕에게 제사를 지낼 때 불렀던 노래라고 합니다.

은나라는 문왕의 아들 무왕에게 정복을 당했지요. 뭇 백성이 구경 오는 그 대단한 의례에서 왕들 스스로 峻命不易를 말하게 합니다.

증자의 愼終追遠 民德 歸厚矣는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단지 자식으로서 효를 다해야 백성들이 믿고 따른다는 소박한 의미가 아니라,

군주에게 그 자신의 정치의 기반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는 것이 愼終追遠의 의미가 아닌가 하고요.

道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 백성을 얻어야 나라를 얻고, 백성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

民德 歸厚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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