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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원_ 20161학기_ 이데올로기와 주체_ 정정훈선생님

 

 

이데올로기를 즐긴다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지젝, 이수련 역, 새물결) 1~3장을 중심으로

5주차_쪽세이_20160411_이미라

 

 

 

 

 

이데올로기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아마도 마르크스의 자본에 나오는 다음의 문장일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 채 그것을 행하고 있다.”(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61쪽에서 재인용, 이하 쪽수만 표시함) 지젝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면서, 마르크스의 정의는 자신의 전제와 자신의 실질적 조건들에 대한 오인, 그리고 소위 사회적 현실과 우리의 왜곡된 표상 사이의 거리와 차이, 그것에 대한 우리의 허위의식 등등”(61)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젝은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허위의식이라는 고전적 이데올로기 개념”(62)이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나서 이렇게 문제를 제기한다.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 개념이 오늘날의 세계에도 여전히 적용될 수 있는가

 

 

마르크스의 개념에 따른다면, 이데올로기 비판의 핵심은 순진한 이데올로기적 의식으로 하여금 자신의 실질적 조건들과 자신이 왜곡하고 있는 사회적 현실들을 인정하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그 행위 자체가 스스로 와해되어 버리게 하는 것”(61)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잘 알지만 여전히 그것을 하고 있는사람들에 대해서는 무방비적일 수 있다. 그들은 허위임을 잘 알면서도 여전히 그것을 하고 있고, 이데올로기적 보편성 뒤에 숨겨져 있는 어떤 특정 이익에 대해 잘 알면서도 여전히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계몽된 허위의식의 역설’(63) 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허위의식으로서의 이데올로기 개념은 무력하기만하다

  

이러한 이유로 지젝은 이데올로기를 허위의식의 차원에서 끌어내려 현실의 차원 위에서 작동시키려고 한다.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허위의식’, 현실에 대한 착란적인 표상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이미 이데올로기적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현실 자체이다. 이데올로기적인 것은 그것의 본질에 대한 참여자들의 무지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사회적 현실이다.”(50)

 

이미 현실이 되어 그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효과속에 들어가 있는 대중은, 이제 더 이상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기만이나 조작의 대상일 수 없다. 이데올로기적 효과의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폭로나 계몽으로서의 이데올로기 비판은 먹혀들기 힘들다. 그래서 지젝은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감추고 있다고 간주되는 베일을 들추어낸다든다 가면을 벗겨버린다든가 하는 식의 단순한 은유를 피해야 한다”(62)고 말한다. ‘현실로서의 이데올로기는 이미 자기 안에 폭로나 계몽이 통하지 않는 어떤 한계 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한계 지점으로서 지젝은 잉여항유를 제시한다. 잉여향유는 이데올로기적 형식 자체에 고유한”(144) 것으로서, 이데올로기의 내적 질서를 구성한다. 향유(주이상스)는 라캉이 발전시킨 개념으로서 고통스런 쾌락을 뜻한다. ‘긴장에서 이완으로가는 것이 프로이트가 말하는 쾌락의 획득 방법이고 쾌락의 원칙이라면, 라캉의 향유는 절도 있는 이완 속에서가 아니라 과도함과 위반과 한계를 넘어서는 것 속에 있다. 라캉의 쾌락은 과잉과 잉여 속에서만 생겨날 수 있는 것이기에 거기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고, 그래서 향유를 고통스런쾌락이라고 말한다. 잉여를 제거하려고 한다면 잉여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향유 자체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잉여향유는 향유의 존재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라캉에 따르면 충동의 회로는 다음 두 지점을 근거로 돌아간다. ‘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하고 있다는 점. 그것을 원하지 않는데도 내가 지금 그것을 하고 있다면, 나는 충동의 회로 속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충동에는 이유가 없다. 그냥 해야하니까 하는 정언적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잉여향유 역시 충동의 차원 위에 놓여져 있다.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그래서 그것을 원하지 않는데도, 지금 내가 그것을 하고 있는 것이 잉여향유이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는 논리와 합리성 너머에 존재하고 있고, ‘알면서도, 그것을 한다’, ‘그래야 하니까 한다, 충동과 잉여향유의 내적 질서를 갖고 있다. 대중들은 이데올로기적 향락의 형식 속에서 이데올로기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속고 있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있는 사람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한 가지 만은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 개념에서 제시하는 설득과 계몽은 비판의 무기로서 한계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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