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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강의를 통해 제가 얻은 키워드는  '물티투도' '자율성과 타율성' 이었습니다. 스피노자의 '정념'은 지금까지도 저를 혼미하게 만드는군요,  정선생님 덕이겠지만요

그래서 걍 '대중의 형성과 문화적 실천의 고원들'에 나오는 부분을 이와 관련하여 정리해보는 것으로 쪽지를 대신합니다.

 

1. 대중은 왜 지배를 원하는가

 

  홉스는 근대 국가가 성립하기 위해서 민중의 주권양도가 요구되는데, 이러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양도에 있어 물티투도를 위험한 존재로 규정했다. 즉, 민중이 국가라는 제도 안으로 전환된 대중이라면, 물티투도는 하나의 종합적 통일로 수렴되지 않는 자연상태의 대중이라는 것이다.

  민중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의 일부를 국가에 양도한 대가로 '시민'이라는 자격을 얻는다. 국가는 이를 통해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고 시민들의 사적소유를 보장하고

지켜주는 일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는다, 하지만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양도하지 않았기에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할 자격을 얻지못한 물티투도는 근대국가의 형성 발전기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파시즘의 정치공학 역시 권력에 대한 대중의 승인이라는 맥락속에서 지배를 욕망하는 대중의 집단무의식을 논의한다.

  홉스의 주권론은 자발적인 자연권의 양도를 통해, 파시즘은 기꺼이 지배되기를 열망하는 민중주의를 통해, 대중독재론은 가시적인 권력의 정당성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들은 모두 체제의 권력행사에 있어 대중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동원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권력자체가 대중의 동의와 참여를 통해 정당성이 확보된 만큼 그것을 비판하거나 넘어서려는 투쟁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된다. 오히려 체제저항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자와 처벌자는 국가보다는 대중에 의해 전개된다. 왜냐하면 체제저항이란 기존체제에 대해 동의와 성원을 보냈던 대중 자신에 대한 부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 대중은 왜 지배되지 않는가

 

  이 역시 '지배받고 착취당하는 대중'이라는 기존의 대중관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근저에는 대중의 형성과 집합행동이 억압이라는 외적 조건 속에서 사후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접근의 원류가 스피노자의 대중론이다. 스피노자에게 있어 물티투도는 공적인 무대에서 집단적 행동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처리하는데 있어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그 자체로 존속되는 다원성을 의미한다. 권력의 지배장치로부터 전적으로 포획되지 않는 다중의 이러한 역능은 이후 마르크스, 니체, 들뢰즈, 네그리의 사상으로 이어진다. 

  니체에게 있어 데카르트적 주체는 전통 형이상학의 존재론에 불과하기때문에 인간의 현실적 삶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판되었다. 니체에게 있어 인간의 삶은 생물학적 차원에서 자기보존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힘에의 의지를 통해 보다 고차원의 자기존재를 완성해 나가야한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것이지 외부의 요인을 통해 구속되거나 휘둘리는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권력의 선분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배치를 생산하고 구성하려는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욕망 속에서 유목민적 주체를 구성했다. '욕망'이란 무언가를 하고자 함이고 그 자체로 어떤 관계의 산물이다. 욕망은 관계와 더불어 존재하고 작동하는 것이고, 주체나 대상 이전에 존재하면서 특정한 주체와 대상을 만들어낸다.

비르노는 노동으로 가치화가 실현되는 자본주의적 교환관계와 달리 역량 그 자체로서 가치가 평가될 수 있는 '노동-역량'의 존재양식을 제시했다. 비르노는 1,2차 산업을 포함한 모든 생산과 활동이 지식, 정보, 서비스, 소통, 감성, 체험의 융합으로 재구조화되는 총체적인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새로운 노동이라 할 수 있는 '비물질노동'이 다중의 특이성을 규정한다고 본다. 네그리는 다중을 전지구적 주권형태인 제국에 맞서 대항할 유일한 주체로 확장했다.  그는 무수한 성운으로 존재하면서 탈주와 유목주의를 통해 삭제와 태만을 구사하는 게릴라전술로 투쟁하자고 주장한다.

  마르크스, 니체, 들뢰즈, 비르노, 네그리는 주체 혹은 대중이 외부의 부당한 억압 혹은 욕구의 결핍때문에 실천하고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함께 공유한다. 이는 '억압이 있으니 저항하라'는 인과론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중은 내재적 삶의 의지 혹은 자신을 외부세게와 관계시키고 변화해 나가려는 충만한 역능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대중은 언제나 지배의 일방적 대상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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