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수유너머
13번째 산타는 일정입니다.
언제 : 2013 10월 10일(목) 밤 11시 출발. 11일(금) 밀양 ** 산 등반
어디서 : 밤10시까지 수유너머N
준비물 : 단디해서 입고오기
쿠다가 산을 아무리 좋아해도 매번 설레게 가는 건 아니죠.
산에 가기 전날부터 산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해서
산만 안간다면 그동안 밀렸던 책읽기나 일들을 다 처리할 수 있겠다는
탄식을 하며, 월급노동 하듯이 꾸역꾸역 아침에 일어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산을 가는건,
막상 산밑에 도착하면 그런 후회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기도 하거니와
일상에 치이는건 산에 다녀오거나, 안가거나 매한가지라는 '진리'를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13번째 '산타는'은 밀양에 갑니다.
요사이 감기가 걸려 밤마다 해열제를 먹어도 새벅에 기침통증으로 두세번은 일어나서
하루만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하루 쉰다고 감기가 낳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매번 불충분하게 읽어가는 세미나때문에 쉬는날 제대로 읽어보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주말 끝자락에는 제자리에서 동동거리며 뜀박질한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하죠.
밀양의 8년.
그 8년의 시간을 뒤늦게 나마 두 눈으로 확인하고, 분노하고, 증언하기 위해 달려갑니다..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지난 8년을 함께하지 못한 자책도, 분노를 행동으로 조직할 열정도 없습니다.
안그래도 치이는 일상에 일을 하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페북을 뒤적거리며 밀양을 기웃거리느라, 그래서 더욱 짜증스러워진 하루하루 때문에
이번주 무지하게 피곤합니다.
이럴바에야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감기가 더 심해질지 모르고,
세미나 준비는 더 엉망이 될 것이며,
일상이 손에 안잡히는 심란함은 더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 목요일 인사원 끝나고 출발해서, 금요일 밀양에서 6시경(?) 상경하는 탈핵희망버스에 동승합니다.
안에 반팔입고(낮에 개더움) 겉에 두꺼운 초겨울 옷을 입고 가세요. 충전할 곳 없으니 여분의 빠때리와 채증을 피해서 가릴 스카프나마스크나 모자, 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