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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세미나] 5월 31일 후기

꽁꽁이 2013.06.02 00:54 조회 수 : 14948

문화연구 세미나 아홉번 째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세미나는 최진석, 문화, 오영진, 스테판 리, 오형준 이렇게 다섯이서 했습니다.

지난 번 여덟번 째 세미나는 후기를 남길 기한을 놓쳐서 이번 아홉번 째 후기에 통합하겠습니다.(여덟번 째 세미나 참석자: 최진석, 문화, 전성현, 이남, 오영진, 이길호(참관), 김희주(참관))

여덟번 째 세미나에서는 3장 10-12절, 4장 13-15절을

아홉번 째 세미나에서는 4장 16-17절을 읽었습니다.


지난 세미나에서 우리는 반쪽의 민족이 외계화되고, 혈맹이란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민족의 이념과 충돌하지 않는 '아메리카'를 보았습니다.

또한, 반쪽의 민족이란 먼 고대의 민족적 통일성으로 희석되고 맙니다. (분명히 같은 민족인 것은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통일성에 대한 상상은 당대는 불가하고 먼 과거에서만 가능하다.)


반면, 3장 10-12절에서는 한국전 후로 피를 나눈 사이인 아메리카의 맴모니즘(배금주의)를 

즉 자본주의의 탐욕과 부패한 세태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당대 지식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설명됩니다.

결국 아메리카의 맴노니즘은 아메리카의 죄가 아니라 남한의 젊은 여성들의 죄가 됩니다.

미군과 함께 들어온 물질주의는 그것을 향유하는 층의 죄는 되지만, 아메리카의 죄는 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타인의 향략이란 측면에서 왜 여성은 항상 희생양이 되기 쉬운가? 젠더적 관점의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빈번한 '아내 살해 모티브'는 이를 잘 나타내주는 주제였습니다.

대신 아메리카는 당대 지식인에 의해 '휴맨이즘'이란 틀로 다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는 동양적 가치와 순조롭게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메리카의 물질주의에 대해 피상적으로 비판하던 논자들이 직접 아메리카를 방문했을 때는, 상상을 넘어서는 규모의 풍요로운 물질과 에덴을 재현한 듯한 자연광경에 압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물질주의의 속됨이 물질주의의 숭고함으로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4장 13-15절에서는 문화, 경제적인 자립을 추구했던 문화적 민족주의자들이 스스로 동양적 낙후함을 자인하는 내인론으로 들어가

쓸모없는 과거를 청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신라는 이에 비한다면 쓸모있는 과거이겠죠.

여기서 잊지말아야 할 것은 민족은 우리 내부로부터 요청되는 것일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 요구되는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윌슨주의는 제국들의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제3세계 민족의 자립을 부추긴 미국의 책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민족주의자들은 이렇게 스스로의 욕망과 타인의 욕망 속에서 민족을 주조해 나갑니다.

그런데 내인론은 조선의 낙후함으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이는 봉건적 질서의 잔여의 결과로서 부르주아 혁명없이 공산화된 중국을 향해,

동양적 정체성(stagnant ASIA)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박사 이승만이야말로 유교적 가부장이었다는 것이고, 그 스스로 아메리카산 민주주의의 이념에 의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4장 16절에서는 당대 교육지식인들이 그들의 담론장에서

유럽산 실존주의에 경도된 청년들의 우울, 퇴페를 어떻게 아메리카적 프래그마티즘의 활력으로 바꿔내려 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가보니 너희들이 생각한 만큼 우울한 사회가 아니다 이 우울은 풍요가 바탕이 된 우울이다. 그러니 풍요가 중요하다라는 식입니다.

또한 집단적 전통을 강조하고, 종교적, 정신적 측면 중시하는 미국인들을 모범으로

한국적(?) 전통을 주조해나갑니다. 이때 아메리카는 개인주의의 권리와 자유가 제일인 나라가 아니라 애국적이고 단결 잘하는 국가입니다.

문화적 민족주의자들은 과거의 인습적인 전통은 비판하면서 동시에 근대적인 전통을 스스로 창안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그리하여 교양은 기본적으로 플라톤, 스피노자, 파스칼, 칸트, 헤겔, 니체를 중심으로 마련되지만 동시에 박지원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4장 17절에서는 이렇게 견고하게 쌓아올려진 아메리카의 위상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1950년대 후반들어 아메리카의 제3세계에 대한 정책이 무상 경제 원조에서 차관형식으로 변화하면서 소위 문화적 민족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아메리카라는 표상의 '재현의 위기'가 도래합니다. 조건없는 물질적 원조로 유지되었던 환상에 균열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57년 7월 [[문학예술]]에 실린 송병수의 [쇼리 킴]같은 작품은 주둔 미군을 식욕과 성욕만이 허용된 부류로 그리고 있습니다. 백인빈의 [임진강], 전광용의 [꺼삐딴 리], [헤도초]가 그런 작품들입니다. (저는 문학작품의 반미의식이 이 책의 전체적인 성격에서 중요할 수 있는지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난 반미의식과 여론과 담론으로 드러난 반미의식은 층위가 다른 것이고, 이 책의 말미의 반미의식은 그 구분을 두지 않음으로써 논리적 구성의 완결성을 확보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4.19 혁명은 민족의 통일에 있어 아메리카가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으로까지 발전하여, 반미의식으로까지도 발전하게 됩니다. 해방기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던 김삼규는 4.19 이후 중립화 통일 방안에 대한 소신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아프리카 아시아 연대의 가능성들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탈식민적 가능성은 5.16 쿠테타 이후 빠르게 회수되고, 남한은 미국에 이어 베트남 전 최대출병국가가 됨으로써 동아시아 반공연대의 중심인 것처럼 행세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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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제를 맡은 최진석님께서는 해방후 아메리카의 표상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양상들을 대타자 찾기의 문제에 가깝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이후 반공주의의 프레임 속에서 김일성이 원초적 아버지(동일시 될 수 없는 타자라는 점에서)에 준한다는 점, 반면 아메리카라는 아버지는 상징적으로 동일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으로 보여졌다고 합니다. 


[문화연구세미나]<상상된 아메리카> 제4장(16~17절)에 대한 단평(최진석)

[문화연구세미나]<상상된 아메리카> 제4장(13~15절)에 대한 단평(오영진)

[문화연구세미나]<상상된 아메리카> 제3장(10~12절)에 대한 단평(문화) : 구술

[문화연구세미나]<상상된 아메리카> 제3장(7~9절)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상상된 아메리카> 제1-2장에 대한 단평(오영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11장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10장에 대한 단평(오영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9장에 대한 단평(문화)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8장에 대한 단평(오형준) : 구술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7장에 대한 단평(오영진) : 구술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6장에 대한 단평(오영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5장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3, 4장에 대한 단평(최진석)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제1, 2장에 대한 단평(전성현)

[문화연구세미나] <1960년을 묻다> 개괄적 논평(오영진)


3월부터 5월말까지 약 3달간 권보드래, 천정환의 [[1960년을 묻다]]와 장세진의 [[상상된 아메리카]]를 천천히 읽었습니다.

각기 책들은 60년대의 정치문화지형도와 45-50년대의 정치문화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는 텍스트들이었습니다.

전자의 경우, 문학, 간첩, 전향, 중립, 교양독서, 일류, 아프레 걸-자유부인 등의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1960년 이전과 이후의 남한을 고찰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해방기 이후부터 한국전 후 남한에서 '아메리카'라는 표상이 어떻게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가를 통해 이 긴 시기의 스펙트럼을 잡아냈습니다.

방법론은 다르지만, 대체로 이들의 방법론은 당대 담론을 주도하던 텍스트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언명된 내용뿐 아니라 그 이면의 의도와 내포된 심상지리를 밝히는 방법이었다고 봅니다. 이를 문학전공자답게 내러티브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했기에 일반적인 역사서보다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위의 저서들이 활자텍스트를 벗어나 비활자텍스트까지도 포괄하는 본격적인 문화사적인 접근은 취급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일로 지적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향후 세미나에서는 

이제 기왕 60년, 50년으로까지 내려온 김에, 

45년 직후부터 48, 49년까지의 해방기 공간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보기로 합의했습니다.

텍스트는 근 몇년간 나온 해방기 논문 중에 우리에게 적합한 것으로 6편을 추렸습니다.

총 3주 2편씩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6월 7일 금요일, 오전 11시.

다음주 발제자는 오영진, 스텐판 리(이남) 선생님입니다.

간식 또한 발제자가 준비합니다.

새롭게 세미나원이 되고 싶으신 분은 반드시 문자를 주시고, 이메일로 텍스트로 쓰일 논문을 저한테서 전송받으십시오.


반장: 꽁꽁이(공일공 구공육팔 공육육이), michidoroc@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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