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인문학연구소의 화요토론회는 삶과 앎의 새로운 전환을 추구하는 열린 배움의 장소입니다.
사회와 문화, 예술과 정치, 일상과 세계를 아우르는 모든 주제에 관해 경청하고 질문하고 응답하며,
사건의 시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2019년 트랜스인문학연구소 제 30회 화요토론회
남南韓북北韓조朝鮮 시대의 좀비zombie
발표자: 복도훈 (문학평론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좀비’는 할리우드 스펙터클 재난 영화를 통해서나 만날 수 있었던 외래종 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산행>(2016), <킹덤> 시즌 1(2019) 등의 흥행으로 좀비는 한국인들의 집단적 심상에 공포와 혐오를 전염시키는 대중적인 괴물로 정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혐오와 공포를 주는 괴물은 왜 한국인들을 유례없이 사로잡게 되었을까요. 또 좀비는 세계체제에서 어떤 방식으로 남북한을 표상할까요. 마지막으로 좀비 아포칼립스 서사를 즐기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세 질문을 담은 제목이 바로 ‘남북조 시대의 좀비’입니다. 남한에서 좀비는 무엇을 은유하는 괴물인가? 북한은 왜 좀비 국가로 표상되는가? 마지막으로 좀비는 왜 조선에 출현하는가? 이번 강연은 주로 영화를 중심으로 앞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마련해보는 자리입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는 개인과 사회의 끔찍한 민낯, 국가와 자본의 도저한 실상을 담아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좀비 아포칼립스는 소망의 좌절과 충족을 함께 재현하는 꿈-텍스트(dream-text)입니다. 그것은 붕괴와 파괴 이후에 수습되거나 재건을 요구하는 삶과 공동체에 대한 비전과 전망을 암시하거나 제시합니다. 좀비 아포칼립스 서사물은 한국인의 ‘삶의 형식’에서 표출되는 불안과 공포, 희망과 비전을 포괄해 그것을 진단하고 계측할 수 있는 꿈의 재료들을 제공해주는 매력적인 대중문화입니다. 이제 좀비와 함께 걸어볼까요. Welcome to the zombie world!
장소 : 수유너머104 1층 카페
일시 : 2019년 6월 11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대상 : 발표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 모두 (무료)
발표자
복도훈. 문학평론가. "좀비는 사람을 먹고 살지만, 저는 좀비로 먹고 삽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2241638079210
좀비를 통해 사람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신 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전 좀비에 대해서 딱히 생각 안해보고 살았는데, 토론회 제목에 끌려서 와봤습니다. 남북조 "시대"라는 카피빨에 "시대"의 사명을 느꼈나봐요. 그간 아무리 거부해도 옆에 있는 좀비, 난 안불렀는데 와있는 좀비, 소통이 안되는 좀비, 막무가내인 좀비에 숨이 막혔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 해결이 된 건 아니지만, 박진감 있으면서 촘촘한 해석으로 숨막히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재미있어서 선생님 책을 사려는데, 다른 세미나 진도에 밀려 빨리 읽지는 않게 되겠죠?
기회가 된다면 수유너머에서 강좌를 해주셔서 샘의 책을 더 재미있게 읽게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