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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겨울강좌 

다나 해러웨이, 곤란함과 함께하기- 페미니스트 사이보그가 가르쳐 준 것 강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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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최유미

수유너머104 회원

아주 오래 전에 「비활성 기체의 결정안정성에 대한 통계역학적인 연구」로 이론물리화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IT회사를 10년간 운영했다

지금은 동양의 오래된 한문 텍스트들과 서양 철학을 횡단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가지는 주제는 "함께 살기"다.

다나 해러웨이에게 배운건 함께 사는 반려가 인간들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Q.   최근까지 다나 해러웨이 읽기 세미나를 진행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다나 해러웨이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해러웨이를 처음 읽은 건 2013년 수유너머N에서 “인간, 기계, 생명” 세미나를 하면서부터입니다. 그게 아마 수유에서 했던 첫 번째 세미나였던 것 같은데...... 그때 다나 해러웨이와 질베르 시몽동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은 너무 강렬했죠. 하지만 무지 어려웠고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은데, 그래도 마지막 말이 너무 좋은 거예요. “나는 여신이 되기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이 말의 강도가 너무 세서 어려워도 계속 읽게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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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곤란함과 함께하기」 는 가장 최근에 나온 해러웨이의 저서인데요, 다나 해러웨이의 이전 사상을 잘 몰라도 강의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A. 그럼요. 해러웨이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사이보그선언」을 썼을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건 지금 처해진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것입니다. 다만 해러웨이가 중요한 선언을 발표했을 때 처했던 상황은 계속 달라졌죠. 「사이보그선언」을 발표한 80년대 초는 미국과 소련간의 신냉전 체제가 격화된 시기였습니다. 레이건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소련에 대항해서 우주전쟁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를 가동시킨 거죠. 핵무기경쟁이 시작되었고, 기술은 2차 대전 직후처럼 파괴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특히 페미니즘 진영에서 기술은 대단한 혐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해러웨이는 이런 핵전쟁의 위협이 팽배한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을 혐오할 것이 아니라, 페미니스트 사이보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때의 슬로건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이보그를” 입니다. 그런데 소련이 맥없이 무너지자 레이건의 우주전쟁 프로젝트도 막을 내립니다. 미국은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없어졌고, 핵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요구도 거세어져서 대놓고 무기개발 경쟁을 못하게 되었죠. 그래서 기술이 더 이상 파괴의 대명사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2000년에 들어서 해러웨이는 “반려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고, 「반려종선언」을 씁니다. 이제 정치적 대결에 의한 핵전쟁의 위협보다 자본과 권력에 의한 생명정치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고 느끼게 된 거죠. 해러웨이의 문제설정은 이 생명정치의 위협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러웨이는 푸코가 말한 생명정치의 작동 범위를 단지 인간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결부된 동물들까지 그 작동범위를 넓히죠. 대표적인 동물이 개입니다. 이때 해러웨이가 내건 슬로건은 “빨리 뛰어, 꽉 물어!”, “닥치고 훈련”입니다. 저는 이 슬로건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이보그를”보다 더 절박하다고 느낍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해러웨이의 중요한 슬로건의 변천들을 다 이야기 하게 되네요. 우리가 함께 읽을 “곤란함과 함께하기”가 해러웨이가 가장 최근에 내건 슬로건과 관련됩니다. 해러웨이는 이런 문제 의식에 대해 페미니스트 사이보그가 자신에게 가르쳐준것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녀의  새로운 슬로건은 “곤란함과 함께하자” “아이를 낳지 말고 친족을 만들자”입니다. 지금 해러웨이가 주목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상황은 소위 인류세 혹은 자본세라고 이야기 되는 상황입니다.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광범위한 멸종과 파괴의 상황이죠. 해러웨이는 이런 파국적인 상황에서 있게 마련인 냉소적인 종말론적 비판을 가장 경계합니다. 그녀는 말하죠. 우리는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여기서도 우리는 인간만이 아니라는 걸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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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러웨이가 말하는 곤란함이란 무엇인가요? 

A.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이죠. 인류세, 자본세라고 불리는 광범위한 파괴, 인공지능로봇이 일자리를 점점 잠식해 들어오는 상황, 경쟁에 따른 피로와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흐르는 상황,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가축들의 살처분등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죠. 이런 걸 해러웨이는 곤란함(trouble)이라고 불러요. 우리는 이런 위급한 시기가 도래하면, 미래를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고, 미래에 나타날 지도 모를 불안한 것들을 단속하고 현재를 어떻게든 정돈하려고 하죠. 사실 우리가 사는 것을 보면 그렇게 살고 있어요. 대단히 위급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해러웨이는 이런 위급한 시기에 우리의 과제는 그렇게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것이라고 해요. 이 현재는 수많은 장소들과 끝나지 않는 시간들과 문제들, 의미들의 배치 속에  얽혀 있는 죽어야할 운명의 생물들로서 사는 시간입니다. 

 

Q.  다나 해러웨이의 이론은 테크놀로지에 대해 급진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동물 - 인간 - 기계의 경계를 과학기술을 통해 해체하고 융합하려는 점이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런 사고방식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A. 하하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선 자연에 대한 생각을 좀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자연은 낳는 것, 어머니, 비밀을 밝혀내야 할 무엇, 뭐 이렇게 생각하죠. 학교에서 배운 과학기술의 영향이 크겠지요. 근데 사실 생물학이나 물리학이나 이런 것들은 담론이지, 살아있는 세계 자체는 아니죠. 담론들은 그 시대의 에피스테메에 따라 여러 번 바뀌기도 했고 말이죠. 해러웨이는 자연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해요. 근데 이 말은 자연을 재료로 생각했던 근대인들의 관점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해러웨이는 자연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크리터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지금은 기계도 이 크리터에 들어가죠. 크리터는 미국식 영어로 생물, 특히 온갖 종류의 해충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해러웨이는 크리에이쳐(creature)로서의 존재와 어떤 단절을 의미하는 말로 크리터라는 말을 씁니다. 고귀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로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이 모든 크리터들의 과학기술적인 실천들의 합작품이라고 합니다. 왜 과학기술적인 실천인고하니, 크리터들의 삶의 전 과정이 과학기술적인 실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광합성과 소화만 생각해도 그것이 얼마나 과학기술적인 실천인가는 아시겠지요? 그러니까 동물-기계-인간은 살기와 죽기의 관계들을 여러 방식으로 맺으면서 그 관계에 따라 상이한 과학기술적인 실천을 하고 있고, 그 실천의 파트너가 되는 그런 존재들이죠. 동물-인간-기계라는 경계는 관계 이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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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저서에서 주로 언급되는 ‘반려종’은 이전에 해러웨이가 이야기했던 ‘사이보그’와 어떤 관계에 있나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러웨이는 자신이 처해진 상황이 달라졌기에 사이보그에서 반려종으로 파트너를 바꾸었습니다. 바꾸었다기보다는 파트너의 범위를 확장 시켰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사이보그는 해러웨이에게 반려친족들 중의 하나죠. 사이보그는 최근에 생긴 거니까 가장 어린 반려친족인 셈입니다.  

 

Q.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함께 다나 해러웨이를 읽는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다나 해러웨이의 기획은 복수종 생물들이 이 땅에서 더 번성하기 위해서, 혹은 살아남기 위해서 함께 좀 더 유능해지자는 것입니다. 생물학적 담론이 말하는 생존 경쟁의 구도가 아니라 서로 관련을 맺고 있는 복수종들이 함께 훨씬 더 유능해져야 해요. 해러웨이는 유능함을 키우기 위해서는 혈족이 아닌 “이상한 친족(odd kin)”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친족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접촉하고 느끼고 하는 것들이 필요할 텐데요. “곤란함을 함께하기”라는 이 책 속에는 여러 가지 실제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의 많은 주인공들이 어떻게 함께 유능함을 키워가는지, 또 어떻게 곤란함을 마주하고, 심지어 곤란함을 일으키면서 이상한 친족이 되고, 그들에 대한 응답능력을 키워 가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도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이상한 친족”을 만들고 응답능력을 키우는 그런 시도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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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 : 주 1회, 수요일 오후 7시 30분

2. 개강 : 2018년 1월 3일 수요일

3. 기간 : 총 5주

4. 회비 : 10만원

5. 참고문헌: "Staying with the trouble"  Donna Haraway (2016) :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이라 읽을 수 있는 분은 읽으시면 좋지만 안 읽고 오셔도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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