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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27 세미나 후기입니다.

세미나원들의 이야기들과 제 생각을 짧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니체는 낙타에서 사자, 마침내 사자에서 어린아이가 되는 정신의 변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낙타 - 사자 - 어린아이로 이어지는 변신 과정에서 여러 세미나 회원분들께서 이야기를 나눠 주셨습니다.

우리들이 낙타의 삶에 묶여 있다는 것을 따갑고 즐겁게 인식하게 해주는 니체의 말은 현대인에게 매혹적인 텍스트인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으로 느끼는 내 삶을 고통으로 만들어 가며 살다가 니체의 책을 접하면서 처음에는

좀 아프고 짜증났지만 조금씩 사자의 삶에 다가 갔으며 아직 어린아이의 삶에는 1%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세미나 회원분의 말은

여러모로 공감이 갔습니다.

가족의 다른 구성원의 사자성(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화를 낼 수 있는 성격의)을 처음에는 싫어 했지만

이제는 부러워하고 본인도 낙타에서 사자로 바뀌고자 노력함과 동시에 자신이 낙타로 살면 주변 사람이 편한 현실의 조건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변신 과정에서 외부로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 또한 오류이며 타자와의 관계에서 그 힘을 강요하면 안됩니다.

내가 스스로 변해야(가치창조) 하며 이런 면에서 낙타식의 긍정과 유희적 성격의 긍정이 종이 한장 차이입니다.(정신승리로 끝날 가능성)

 

그러나 82년생 김지영에서 볼 수 있듯이 내가 바뀌어야 해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 환경과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러한 변신은

매우 힘들고 공허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머니로써 아들의 불평불만 다들어줘야 하고 분리수거하고 설거지 하는 등 감정노동과 가사노동을 무료 제공하는 것은 당연시 여기는데

다른 가족 구성원이 고마움을 계속 모른다면 이러한 베품을 줄일거라는 마음을 먹었으며 이러한 삶의 조건에서 낙타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 누구도 이러한 상황을 강요/요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인과 희생하는 자의 논리가 아닌 나와 너를 구별하는 관점이 아닌 더 큰 나가 되면서 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잘 다니던 회사생활을 마치고 목수일을 할때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할때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상황을 공유 할때 누군가 희생하는 힘과 힘의 대결의 논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제 어린아이의 이야기로 넘어가 봅니다. 과연 우리의 삶속에서 어린아이의 삶이 얼마나 귀하고 희소한것인지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자의 욕망은 의무감에 하는 것이고 어린아이의 삶은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예술가의 신 들린 거같은 즐거운 행위. 이는 신체의 차원에서 이루어 집니다.

 

여기에는 체화와 훈련이 필요합니다.

매순간 존재하는 익숙한 감정과 관습을 의심하면서 가벼워져야 되며

새로운 감정,감각속에서 새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어린아이의 정신이지요.

불가능한것은 아닙니다. 우리 안의 다양한 모습이 있고 이 중 어린아이에게 힘을 실어주면 어느 순간 짧지만

내 속의 어린아이가 나머지를 다 제압하고 순간 불쑥 튀어나오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겁니다.

 

박사 논문을 쓰겠다고 결단하고 매일 12시간씩 시간을 할애해서(낙타의 덕) 사자로 나아가보고자 할때

신체가 반란을 일으킵니다. 계속 헛구역질이 나오고 몸이 아픈겁니다.

 

그래도 삶속에서 어느 순간 기쁨이 확 터지면서 새로운 별자리와 어린아이가 생성되는 순간은 분명히 있습니다.

니체는 자신의 것을 비울 때 나의 것을 찾아간다고 했습니다.

주파하는, 넘어서는 운동 자체로 존재하는 위버멘쉬는 동사형입니다.

 

믿음이 확신으로 되고 자기 신념화 하면 재차 이어지는 집착이 되면서 자기 동일성의 논리에 빠집니다.

이럴 때 돌을 깨뜨려서 그 조각(절단면)에서 긍정과 생성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논란이 조금 있는 이번에 개봉한 영화 조커에서 조커는 위버멘쉬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세미나를 들으면서 조커는 위버멘쉬가 못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 시스템속에서 낙타성이 우리들 속에 공고히 자리합니다. 수많은 규정에 압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들은 살아 왔습니다.

 

LGBTQIA 얘기도 나왔습니다. 직접 그들과 만나고 애기할 기회를 얻게 되어서 개인적 차원의 예민한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들이 외국인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도 좋습니다. 위버멘쉬는 내안의 타자(소수성)을 깨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이와 반복에서 차이가 생성되고 긍정되면서 이제 성소수자가 강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의식은 속일 수 있지만 신체성은 속일수 없기에 더 귀한 것이고요.

신체에 새로운 감각을 새겨서 나 자신을 넘어서는 것은 꽤 어려운 것이며 이것이 잔혹한 고통을 동반할 때

낙타의 삶의 안온함속에 안주 하기 쉬움 또한 저는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문법이 공고하고 동일성을 요구 할수록 니체는 더 매혹적이고 위험합니다.

니체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세미나원들의 저마다의 개인적인

삶의 고민과 경험의 아우성들이 터져 나오는것이 좋습니다.

이것이 니체가 독설스럽기도 한 말투로 우리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이겠지요.

 

2019년 한국사회에서 20대로 살아가는 저한테는 어떻게 보면 이제는 서서히 동일성의 가치가 무너져가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거 같습니다.

수능-대학생활-취업-노동자의 도식적인 체계에서 자본의 부품으로 기능하기 위해 형성된 시스템 속에서 엇갈림을 느낀 수많은 친구들의 얼굴들이

생각납니다. 이러한 체계가 언젠가는 그 모순이 폭발하면서 균열이 가면서 붕괴한다면 또 다른 세상이 오겠지만 그럴러면 우리 안에 있는

낙타가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조금씩 움직이도록 예민한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부지런히 준비해봐야겠습니다.

 

세미나를 하면서 같이 떠올랐던 책 3권이 있습니다. 빠르게 읽을 수 있기에 심심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이름마저 무시무시한데요.

 

 

1.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믿을 건 9급 공무원뿐인 헬조선의 슬픈 자화상

2.합격, 당선, 계급

3.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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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책들이 꽤 강렬하게 현재의 20대의 삶을 보여주기 때문에 니체의 위버멘쉬의 귀함을 더욱더 느낄 수 있습니다.

얼핏 책소개를 보면 앗 너무 부정적으로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도 들 수 있겠지만

위 3책에서 나온 사례와 상황을 제 친구들에게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이것은 현실인거 같습니다.

이렇게 낙타의 삶속이 싫어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균열의 가능성을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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