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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는다는 것이 나는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대학교때 교환학생으로 체코에서 8개월 정도 생활을 했었다. 이진경 교수님의 수업을 듣기 전의 기간이었다. 한국에서는 미술관이라는 곳을 가지 않았었지만 유럽을 가면은 미술관을 가야 한다는 지배적인 추천이 있었고, 생각보다 미술관에 가서 느껴지는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들이 좋았기에 여행할 때마다 지역의 미술관은 꼭 갔었고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베를린을 여행하면서 미술관을 갔었다. 어느 작품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그림을 매개로 내가 얻은 하나의 사실이 기억난다. 나라는 사람은 미묘한 슬픔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슬픔을 갈망하는 욕망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고민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아마 여러 복합적인 삶의 기록들이 모여서 그때 당시의 내가 슬픔을 열망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학교에 복학하여 이진경 교수님 수업을 통해서 철학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수유너머에 와서 다양한 영역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그 과정 속에서, 묘한 슬픔을 추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떨쳐버릴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원인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허무주의와 비슷한 해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너무 슬펐다.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그 자체가 어찌할 수 없는 나의 한계인 것이고 이 한계에 슬픔을 느꼈었다. 또한 우리집 강아지가 고개를 숙이고 사료를 먹는 것에서 큰 짠함을 느꼈다. 이진경 교수님이 집필하신 [왜 우리는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는가]를 통해서 우리가 먹고 산다는 것이 왜 슬플 일인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문장을 보면서 생각을 달리 하겠다는 다짐을 했었고 나를 어느정도 변화시키는 문장이 됐었지만 최근 김도희 선생님이 집필하신 [정상동물]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세상은 역시 슬픈 곳이구나 라는 해석을 또 다시 하게 됐다.

 [정상동물]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정서적으로 변화가 있었다. 육류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진열된 해산물을 보면 마음이 언짢았다. 이를 계기로 다이어트도 하고, 피부도 좋아지고, 가벼운 신체를 만들고, 채식을 했다는 행위 하나로 생명체를 한마리정도 살렸다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최근 채식을 시작했다. 나의 신체를 좋게 만들고 또한 생명을 지키는 채식을 하니 참으로 즐겁고 먹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세상을 향한 니힐리즘적인 슬픔은 한번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세상의 슬픔을 줄이기 위해 채식을 시도하는 나의 행위로 슬픔에서 기쁨을 만들어내는 삶을 조각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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