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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강의 <행위의 유물론>에서 나희덕 선생님께서 하셨던 질문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았습니다.

폴 오스터의 타자기에 대해 말씀하셨지요. 오스터는 타자기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타자기도 그럴까? 라고요.

타자와 관계한다는 것은 그것이 유기체든 아니든 끔찍한 오인이 수반되는 것 같습니다. 나희덕 시인은 <그 조약돌을 손에 들고 있었을 때>(『가능주의자』)에서 바닷가에서 주운 조약돌로부터 전해지는 “손안에서 느끼는 어떠한 구토증”을 말하셨지요. 타자란 내가 알 수 없는 바깥이기에 나를 어디로 끌고 갈 줄 모릅니다. 그것은 사실 끔찍한 것입니다.

그것이 “주머니 속에서 조금씩 미지근해지는 돌”이 되어가고 있을 때, 시인은 어떤 메슥거림, '손 안의 구토증'을 느낍니다..

나를 침투해 오는 뭔가에 대한 느낌.... 하지만 시인은  돌을 던져버리지 않습니다.

“나의 돌이 아니라 그냥 돌이 될 때까지

나를 더 이상 바라보지 않을 때까지

그때까지만 곁에 두기로 한다”

타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낭만적인 것도 무구한 것도 아닙니다. 

"방생의 순간까지

조약돌은 날개나 지느러미를 잃은 듯 거기에 놓여 있을 것이다 "

타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의 날개를 부러뜨리는 속박임을 부정할 수 없지요.

그래서 관계에 대한 무서운 확신이 아니라 그 무구하지 않음을 기억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온전히 그 자체로 있을 수 있음이란 존재할 수 없기에,

행위의 유물론은 그의 날개와 나의 손을 묶어서 다른 무엇으로 변신하는 유한한 기쁨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것이 유한한 것임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유한한 기쁨, 한정된 기쁨, 유한함을 전재한다면 우리는  상대가 비록 사물일 지라도 이 은밀한 기쁨을 서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부지기수로 실패할 것이고 ...

또한 그것이 모두에게 기쁨을 줄 리 없고...

영원한 기쁨 따위는 환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씩 미지근해지는 그 두려운 섞임, 메스꺼움을 동반하지만 그것만이 아닌 위험을 동반하는 모험,

이런 열림이 없다면 세상은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해러웨이이라면  이를 트러블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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